[함께하는사람들4]나눔과 행복, 포근한 냄새가 물씬 나는 백태희 이사


나눔과 행복, 포근한 냄새가 물씬 나는 백태희 이사

교정을 걷는 걸음 하나하나가 낯설었던 3월, 그 첫 학기의 시간은 아시안 프렌즈와 함께 흘렀다. 서로 다른 학과, 성격, 나이의 선배언니들과 간사님, 이사님과 더불어 CSR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한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큰 배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배운 나눔의 행복, 더불어 삶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있는 백태희 이사님을 만났다. 아시안 프렌즈를 향한 애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던 백태희 이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본 인터뷰는 서울여대 김수민 학생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1. 안녕하세요, 이사님 소개 부탁드려요. ^^

▶ 직업은 고등학교 영어교사이지만, 현재 가장 에너지를 많이 쏟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일은 육아입니다.

400명의 학생들보다 달랑 두 명의 남자아이와 소통하는 것이 훨씬 더 힘이 든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2. 어떤 계기로 아시안 프렌즈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 제가 워낙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요. 남들이 어찌 사는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가 그렇게 궁금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비행기 표를 사고 여행경비를 마련할 수 있을 때가 되어서는, 매 방학 때마다 다른 세상 이곳저곳을 다녔었지요. 주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고 역사적 굴곡이 많았던 나라와 오지라고 불리는 곳들을 주로 다녔었어요. 젊은 혈기에, 두 다리가 튼튼할 때만이 접근 가능한 곳을 가고 싶었거든요. 여행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 여행자들에게 불편하기 그지없는 장소였지만, 그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그 이상의 강렬함과 감동을 준 곳이었거든요. 말로 하는 언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고.. 바닥에다가 그림을 그리면서도 몇 시간씩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니까요.

그리고 한참 마음이 지쳐있을 때, 그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참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참 신기한 경험이었죠. 전혀 알지 못하는 생면부지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 의해 제 상처투성이 마음이 어루만져지고 치유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때로는 말을 꼭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이야기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현지에서 사기를 당해서 금전적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적이 있었는데, 어려운 살림에도 외국인 여자아이를 돕겠다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저를 구해준 일이 있었어요. 눈물 나게 고마운데도 저는 한낱 배낭여행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게 얼마나 안타깝고 미안하던지요.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꼭 그들에게 진 빚을 갚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지요.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가끔 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떠올랐어요. 그때는 참 단순하게,, 타국에서(우리나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 ‘고마운 나라 사람들’에게 밥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미얀마’ 사람들이 많다는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접하게 된 곳이 ‘성동근로자센터’라는 곳이었고, 그렇게 인연을 맺은 이후로 그곳에서 5년가량 ‘상담자원봉사자’로 일을 했었지요. 그리고 그 이후로 김준식 이사장님의 권유로 ‘아시안 프렌즈’까지 연을 계속 하게 되었네요.

3. 아시안 프렌즈와 함께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 첫 시작은 함께 했지만,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결혼 및 출산으로 막상 일 다운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서 항상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미얀마와 인연을 맺고 미얀마 나눔 여행 및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미얀마로 ‘답사’활동을 떠났었습니다. 2010년 12월 24일이 출발이었네요. 결혼 준비가 한창일 때, 결혼 준비도 뒤로 한 채 지금의 남편에게 크리스마스를 미얀마에서 보내겠다고 선언하고 혼자 배낭을 꾸려서 떠나려 했었어요. 지금의 남편은 그런 저를 이해하지도, 뭐라고 강하게 제지하지도 못했어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저와 함께 가도 되겠냐고 하더군요.

유럽 및 영미권을 제외한 지역은 여행 대상국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던 그에게 제 3세계로의 여행은 정말 큰맘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 사람의 결정이 대견하면서도 고마웠습니다. 그 당시까지는 본인의 결혼 상대자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게 해 주고 싶기도 해서 함께 답사 길에 오르기로 결정을 했었어요. 미얀마에서 받을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전에 이러저런 오리엔테이션으로 특수 훈련을 시키기도 했지요. 하지만 항공료 절약을 위해 중국 공항을 경유하고, 공항 안에서 침낭으로 버틴 20시간과 미얀마 도착 후 강행한 사업지 방문 등의 일정이 너무 무리였는지, 그 당시 건장한 남편은 고열로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급기야 2박3일 동안 현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저야 그러한 환경에 단련되었고 익숙해 졌다지만 오지로의 떠남이 처음인 지금의 남편은 생경한 환경 그 자체가 충격이었던 모양이에요. 덕분에 저와 제 결혼상대자는 미얀마의 의료기관 체험을 톡톡히 해 볼 수 있었지요. 타국에서 예비남편을 간호하는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4. 이사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사람’인 것 같아요. 돌아보면 사람들에게 상처받아 사람이 싫어 사람을 피해서 도망칠 때도 있었지만, 결국 나를 치유해 준 것도 사람들이었네요.

지금도 이미 체력은 고갈됐지만, 내가 사랑하는 두 아들을 위해 마지막 힘까지도 짜내는 걸 보면 사람은 정말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대단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5. 2011년, 결혼 기념 기부금을 아시안 프렌즈에 전달해주셨는데요. 이사님께서 생각하는 '나눔의 기쁨'은 무엇인가요?

나누면서 기쁘다는 사실은 참 놀라운 것 같아요. 내 몫의 물질이 적어지는데도 내 마음은 훨씬 더 풍요로워지니까요. 그래서 내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 다른 이들과 나누고, 또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오만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결혼이 남들보다 늦은 편이었는데 그 전까지는 부모님과 죽 함께 살았었어요. 다들 그렇게 부모님이 만들어준 따뜻한 둥지 안에서 편히 누리며 사는 줄 알았지요. 그런데 막상 이곳저곳을 다녀보니 제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던 많은 것은 엄청난 축복이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행복까지 누리고 있다는 죄책감이 어느 순간 확 밀려 오더라고요. 마치 그 사람들의 행복을 내가 빼앗아간 것 같다는 느낌이요. 많이 가지지 않았더라도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사람들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배려가 아니고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유가 더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부모님의 둥지를 벗어나면서 나 보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정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나눔을 했었습니다. 결혼 후 막상 내 가정이 꾸려지니 나눔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그 다짐처럼 살도록 노력해 보려합니다.

6. 이사님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 예전에는 목표가 분명하고 참 거창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부터는 꿈이 참 소박해졌다고나 할까요. 소박해졌지만 그 소박한 목표가 더 강력해지고 간절해 졌다는 게 이전과의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내 아이가 사는 세상이 내가 살았던 세상보다는 더 아름답기를, 또 내 아이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구 반대편 세상도 더 아름다워지기를. 적어도 배고픔과 배움의 욕구를 박탈당하지는 않기를...이게 저의 작은 소망이고 현재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 소망의 실현을 위해 제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저의 목표 달성에 제 아이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아이들이 제대로 걸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제가 여행했던 나라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 곳에서 보고, 소통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래봅니다.

7. 마지막으로 이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아시안 프렌즈를 한 단어를 표현해주세요.

아시안프렌즈는.. '사람 냄새 나는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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